“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시한부 판정받은 할머니가 요양원을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의 ‘한마디’에 할머니는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저는 택시기사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콜택시 요청을 받고
해당 주소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도착해서 경적을 울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또 한번 경적을 울렸지만,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없었죠.

이 손님이 그날 교대 전 마지막 콜이었기에
저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얼른 포기하고 차를 돌릴까도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일단 기다려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자, 노쇠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손님이 나오기 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마침내 문이 열렸고,
작고 연로하신 할머니 한 분이 문가에 서 계셨죠.
손에는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계셨습니다.

당시 문이 열린 틈으로 집안이 살짝 보였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집 안에는 사람의 흔적이 싹 지워진 듯했어요.
모든 가구는 천으로 덮여 있었고,
휑한 벽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어요.

단지 사진과 기념품이 가득 찬 상자 하나만
구석에 놓여 있었죠.

“기사 양반 제 여행 가방 좀 차로 옮겨 줄래요?”
“부탁해요”

할머니의 요청대로 가방을 받아 들고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할머니가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에 저는
“별말씀을요 모든 승객을 제 어머니처럼 대해야죠”
라고 대답했죠

할머니는 미소 띤 얼굴로
“굉장히 친절하시네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택시에 탄 뒤, 그분은 목적지의 주소를 알려주며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지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음…. 그럼 목적지까지 가는 지름길이 없는데요”
“시내를 통과하지 않으면 많이 돌아가게 될 텐데요”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분은 저만 괜찮다면, 급할 게 없으니 돌아가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덧붙이셨죠.

“요양원에 들어가는 길이랍니다
사람들이 마지막에 죽으러 가는곳 말이죠

할머니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네요
자식들에게 짐되기 싫기도 하구…”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재빨리 미터기를 껐습니다.
“어디 가보고 싶은데 있으세요?”

그 후 두 시간 동안,
할머니와 함께 저는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남편과 젊었을 적 함께 살았던 집을 비롯해
소싯적 다녔던 댄스 스튜디오를 보여주기도 하셨죠.

어느 골목에 다다르자, 천천히 가 달라고 말씀하신 할머니는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셨어요.

그러다 할머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제 피곤하네요. 제 목적지로 가주세요”

최종 목적지인 요양원으로 향하면서
우리는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도착한 요양원은 생각보다 작았어요.

도로 한 편에 차를 세우니
두명의 간호사가 나와서 우리를 맞이했죠.

“어서 오세요”

그들은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웠고, 저는 트렁크 속에 두었던
여행가방을 꺼내 들었죠.

“요금이 얼마죠?”

저는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무료에요”

그러자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죠
“그래도 이사람아, 생계는 꾸려나가야지”

저는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승객은 또 있으니까 괜찮아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저는 할머니를 꼬옥 안아드렸고,
그 분 역시 절 꽉 안았어요.

“이 늙은이의 마지막 여행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할머니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악수한 뒤, 할머니가 건강하시길 빌며
저는 택시를 몰고 길을 떠났습니다.

교대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저는 정처없이 차를 몰고 도시를 돌아 다녔죠.

제가 오늘 이 손님을 태우지 않았더라면
어땟을까요?

그분 집 앞에서 경적한번에 그만 포기하고 차를 돌렸다면요?

그날 밤 일은 인생을 살며
제가 해온 것 중에
가장 뜻깊은 일 중 하나였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가치 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에 잠겨 봅니다.

나는 매일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을까?

바쁘다는 이유로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여유를 가지고 그런 순간을 맞이해야겠습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꾸준하게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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