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감사합니다..” 오갈데 없는 한센인을 돌보기위해 40년간 소록도에 살아온 할머니, 마지막까지 시신 기증하고 떠나 모두가 울컥했다

한 평생 전남 고흥군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헌신한 마가렛 피사렉이 향년 88.  고국 오스트리아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흥군,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29일 오후 3시께(현지시각) 마가렛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출신 수녀였던 마가렛은 1955년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59년 한국에 입국, 1966년부터 소록도에서 40년간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습니다. 

앞서 대학 동창 마리안느 스퇴거(89)도 1962년부터 소록도에서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한센인들은 두 수녀를 ‘큰 할매’, ‘작은 할매’로 부르며 따랐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 일본인들에 의해 문을 열었던 소록도병원에서는 환자들이 구타와 낙태, 강제 불임수술을 받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두 외국인 간호사는 아침마다 빵과 우유를 주며 환자들을 존댓말로 대했고 식사를 함께하며 친근하게 어울렸습니다.

또 고국의 도움을 받아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교정수술을 알선하고 한센병 자녀보육사업과 자활정착사업, 의약품 조달 등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두 간호사들은 검소한 생활을 해왔습니다. 한 푼의 급여도 받지 않았고 옷은 사망한 환자의 옷을 재활용해 입었습니다. 숙소는 지네가 나올 만큼 열악했지만 크게 고치지 않고 생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70살을 넘기며 건강 문제로 제대로 일할 수 없어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2005년 11월 나이가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떠나기 하루 전 병원에만 더 이상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됐다는 편지를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났습니다. 

편지에는 ‘우리가 떠나는 것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한다고 해도 헤어지는 아픔은 그대로 남아있을 겁니다. 각 사람에게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되겠지만 이 편지로 대신합니다.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이곳에서 같이 지내면서 저희에 부족으로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일을 이 편지로 미안함과 용서를 빕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마가렛 간호사는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4∼5년 전부터는 건강이 악화돼 단기 치매 증상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가렛 간호사는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검을 대학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간호협회는 (사)마리안느와마가렛, 고흥군, 전라남도 등 4개 기관과 공동으로 서울 중구에 있는 간호협회 회관 앞과 전남 도양읍에 위치한 마리안느와마가렛기념관 등 2곳에 국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국민들이 고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숭고한 뜻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록도 주민들도 이들의 선행을 기렸고, 국립소록도병원은 이들이 살던 집을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으로 명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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