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약사로 일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범생이었습니다. 공부하는 게 나름 재미있고 나름의 목표도 있다 보니까, 학교 수업도 열심히 듣고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열심히 공부를 했었죠.
그때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 무리가 있었는데, 친구들 중에 손연이라고 몹시 예쁜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좀 통통하고 외모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저한테 구박을 잘했었죠.
공부만 하지 말고 거울도 좀 보라고요. 친구는 장난식으로 말한 거야 한창 감수성 예민한 시기다보니 친구 말이 좀 상처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약대를 갔고 소연이는 전문대를 가게 되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전부 저를 부러워했지만 소연이만 저를 비꼬더라고요.
“남자들은 여자 직업 보다 외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 그래 너는 네가 원하는 대로 돈 많은 남자 만나서 시집 잘가라~~”
라고 말했습니다. 소연이는 전문대라서 학교를 제일 먼저 졸업했는데, 피부 미용 쪽 전공은 살리기 싫다면서 필라테스를 배우다가 필라테스 강사도 조금 했습니다.
그 친구의 목적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거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구도 참 목표가 확실하긴 했어요. 정해진 목표를 한결같이 밀고 나갔으니까요.
그리고 결국 친구가 원하는 대로 돈 많은 남자도 잡았습니다. 그 남자는 경상도 쪽의 한 지방에서 사업을 하는 남자인데 시댁이 엄청 부자랍니다. 지역 유지라고 할 정도로요.
결혼한다고 하면서 남편 될 사람 사진을 보여줬는데 친구보다 나이도 10살이나 많고 배도 엄청 나오고 인상은 참 별로였어요.
사는 곳이 엄청 멀어졌다 보니 당연히 결혼 후엔 좀처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초반에는 연락이라도 그나마 자주 했는데 나중에는 연락도 잘 안됐어요.
저 또한 선배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일하면서 남자를 만날 생각은 없었지만 일부러 선배가 자리까지 만들어준 거다 보니 나가게 되었죠. 소개팅에 나온 남자는 투자회사에서 일한다고 했습니다.
친한 형들이 공동 대표고 실질적인 자금 운용은 다 자기가 하는 거라서 대표나 다름없다고 하면서요. 남자가 하는 분야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기도 했고 또 각자 하는 일에 대해선 존중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저도 캐묻지는 않았습니다.
자기는 사실 엄청 바쁜 사람이지만 저를 위해서는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하면서요. 저한테 지극 정성으로 대했는데 저도 싫지 않았죠.
그리고 재력이 있는 사람이다보니 비싼 선물들에 식사는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이나 와인바를 잘 즐겼습니다. 저도 나름 전문직이고 페이 약사이긴 해도 월급이 적은 편은 아닌데..그 남자는 쓰는 단위가 아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그 남자랑 저도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렇게 친구들에게도 결혼을 한다고 알렸고 청첩장을 주려고 식사 한번 하자고 했어요.
소연이도 불렀는데 친구는 사는 곳이 거리가 있다. 보니 식사하러 올라오는 건 좀 힘들 것 같다고 대신 결혼식 때는 꼭 가겠다고만 하더라고요. 하지만 막상 제 결혼식 때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했고 남편이 분양받은 타운하우스에서 신혼을 시작했어요.그렇게 결혼 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난데없이 소연이가 이혼해서 다시 올라왔다면서 한번 보자고 하는 겁니다.
그렇게 친구들끼리 다같이 만났는데 소연이는 평펑 울더라고요.부자 시댁이면 뭐 하냐고 돈 한푼 쓰는것도 눈치 주고 결혼생활 내내 자기는 돈 한푼 안 받는 입주 도우미 신세였다며 말이죠.이런 저런 이유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눈치 없는 친구가 제 남편과 비교 하면서 소연이에게 말을 해줬습니다. 투자회사 다니는데 돈도 많고 성격도 좋다고 칭찬을 늘어놓았어요. 신혼집도 의리의리 하다면서 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소연이는 저한테 생전 처음으로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냥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고
저는 친구들과 있다고 하니 남편은 마침 근처에 있다면서 자기도 가도 되냐고 하더라구요.
소연: 그래 얼굴 좀 보자~ 나는 결혼식 못 가서 니 남편 실물도 못봤잖아.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궁굼하다 얘!
그리고 잠시후 남편이 제가 있는 레스토랑에 왔습니다.
남편: 이 친구분은 처음 뵙는 분인데 엄청 미인이시네~처음 뵙겠습니다. 다희 남편입니다.
소연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생긋생긋 웃었고 남편도 예쁜 소연이를 보고는 헤벌쭉하더라구요. 소연이도 막 눈웃음 지으면서 칭찬을 하구요.
소연: 근데 인상 진짜 좋으신데요? 다희한테 들은 거랑 너무 다르시다~
남편: 예? 집사람이 뭐라고 하던가요?
소연: 투자 사업하신다고 해서 좀 차갑고 냉철한 분위기일줄 알았거든요? 근데 안 웃으시면 좀 냉철해 보이는데,웃으면 엄청 밝고 해맑아 보이시네요~소년미? 반전매력?
소연이와 남편은 깔깔대며 서로 웃더라고요.처음 만났는데 어찌나 죽이 잘 맞던지 모르는 사람은 제게 아니라 소연이랑 남편이 부부인줄 알겠더라구요.
소연: 나 위자료 받은 걸로 주식 좀 해보고 싶은데 니 신랑 전화번호 받아두 되지? 다른건 아니구 주식 정보만 받을게 나 이제 혼자 살아야 하는데 돈 벌어야된단 말이야~
그리고는 소연이와는 한동안은 연락이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저에게 옛날 사진좀 보자고 하드라고요. 그래서 좀 통통해서 사진 잘 안 찍었다고 아마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풉! 하고 비웃는 겁니다. 그런데 마치 남편이 내 과거 사진을 보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핸드폰을 보게 되었는데 남편가 소연이가 반말로 서로 카톡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거에요 엄청 친한 것처럼요.
대화 내용은 “술 땡긴다, 와인 한잔할래? 몇 시에 마치냐?” 등등 마치 연인 사이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스스럼없이 “만나자, 또 거기 가보자” 이런 소리도 하고요. 저는 그걸 보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겁니다. 이것들이 바람을 피우고 있었구나 싶구요.
저는 일단은 모른척했습니다. 증거를 잡아야 했거든요. 그런데요. 한 달 정도 지날무렵 소연이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집 근처 인데 보자구 하더라구요.
그런데 소연이가 저에게 사진을 내밀더군요 .남편과 소연이가 같이 침대에 있는 사진이었습니다.두 사람은 정말 불륜관계였어요.
나: 이런 사진을 왜 보여주는 건데?
소연: 나 효섭씨랑 서로 사랑하는 사이야, 너 니 남편 하고 이혼하면 안되겠니? 너는 그렇게 눈치가 없니? 니 남편이랑 나랑 그 다음날 바로 만나서 서로 사랑을 확인했는데..
참 너도 답답하다. 설마 이런 꼴 보고도 계속 살 건 아니지? 나 자존심 강하잖아! 니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고 알겠니! 이렇게 증거들이 있으니 니가 이혼 요구하고 위자료 많이 받아네.
나: 너 친구 남편이랑 그러고 싶었니? 너 이혼했다고 나까지 이혼시키려고 하는 거니? 나는 너 진심으로 걱정해줬는데..너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소연: 너는 직업도 좋고 그 남자 아니어도 되잖아 . 근데 나는 아니야 나는 효섭씨 필요하거든.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남자는 내 전 남편이 아니라 효섭씨야! 효섭 씨도 너 싫대 재미없고 싫증난대! 나하고 얼마나 잘 맞는 사람인데..우리가 진짜 인연이야. 효섭씨나 나나 애초에 상대방을 잘 못 만난 것뿐이야.
저는 살면서 저한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일들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저는 그자리에서 아이스커피를 면상에 부어버렸습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그곳에서 뛰쳐나왔어요.
남편은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저는 용서가 안되서 그냥 이혼해 준다고 했습니다.저는 그런 쓰레기 들이랑 다시는 역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돈이고 뭐고 다 싫고 그냥 그 년, 놈들 없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결국 이혼하면서 위자료 두둑히 챙겨 받고 갈라섰습니다.이혼 후 한동안은 저도 힘들었습니다. 동시에 둘에게 배신을 당한 거니까요.
저는 위자료를 밑천 삼아 제 약국을 오픈했고 한동안은 너무 바쁘게 살았어요. 이혼하고 1년이 지날 무렵, 친구 한테서 전화가 온 거에요. 친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더라고요.
친구: 다희야 니 전남편 검찰 조사 받는 거 알아…? 니 전 남편 회사가 투자 사기에 연루돼서 대표들이랑 회사 핵심 멤버들 전부 조사를 받는다드라…
알고 보니 주식 리딩을 해주는 거처럼 투자자들을 모아 시세 조정을 했다고 합니다.주가 조작을 했는데 그 일당들이 대거 잡힌거라고 하더라구요. 바로 그 일당 중 한 명이 저의 전 남편이었구요.
결국 재산들도 다 압수 조치 되구요. 친구한테 들었는데 저하고 이혼하고 나서 소연이와 바로 살림을 차렸다고 했어요. 혼인신고는 했다고 하구요.
친구 남편 빼았은 쓰레기라고 친구들한테도 전부 절연 당해서 연락하는 친구는 없지만 어떻게 사는지 SNS 보거나 한 친구가 그래도 연락은 하고 있는데 그 친구 통해서 소연이 소식을 전부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살았나 봅니다. 그런데 주가 조작 피해자들이 집까지 쫒아오고 욕하고 지금 사는게 사는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알고 보면 재산도 별로 없었고 그나마 현금 조금 있는거 저와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썼으니 카드로 사치 부리며 살다가 지금은 재산 압류되었고 평생 빛쟁이들한테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자랑질 하던 소연이 SNS 도 비공개로 돌리고 야밤 도주한 상태라고 하네요. 소연이는 남편 옥살이 뒷바라지 하면서 살게 될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부자 남편, 부자 남편 부르더니 기어코 남편까지 빼앗았는데 정작 그 남자는 1년도 안돼서 사기죄로 감옥가는 신세가 되었고 재산도 전부 다 털려서 아무것도 없는 거지라더군요.
나: 소연이가 그러더라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니까 나더러 빠져달라고?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사이면 이제 옥바라지 열심히 해주면 되겠네!
친구: 그러니까 옥바라지 당연히 해줘야지 사랑한다는데..
이제 제 전남편도 재산 압수당하고 철장신세되면 그때도 죽고 못 사는 사이가 계속 유지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물론 그 뒤 아무도 소연이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아마도 또 부자 남자 찾아서 길거리를 헤매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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