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 시댁에는 안마의자 보내더니 날 키워주신 할머니에겐 고작 2만원짜리 선물을 보낸 남편..” 사실을 안 시부모님의 참교육에 저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꾸준하게 올려주시는 사연 잘 듣고 있는 단골 애청자입니다. 제 사연을 소개를 하겠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시어머님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네 어머님”

“아직 회사지?”

“네, 마감 기간이라 퇴근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애들 맡겨 놓고 맨날 죄송해요”

“아니다. 니가 죄송할게 뭐가 있니?
그것 때문에  전화 한건 아니고 
조금 전에 안마의자가 왔지 뭐니,
돈도 없을텐데 이런 걸 뭐 하러 보냈어?
거기다 두 개나 사려면 돈 꽤나 들었을 텐데
정말 고맙다. 고맙게 잘 쓰마”

시어머님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에요 어머님!
애들 봐주시는 것만 해도 항상 감사한걸요”

“그거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고맙긴 뭐가 고마워.
근무 중일 텐데 내가 너무 오래 전화를 붙들고 있구나
얼른 일해라”

“네 어머님, 퇴근하고 바로 갈게요”

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저는 시어머님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명절 선물로 시댁에 안마의자를 보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기뻐하시는 시어머님과 다르게 제 속마음은 허탈하기만 했었죠. 남편의 속셈이 뻔히 눈에 보였거든요.

잠시 저의 부부 소개를 하자면, 저는 현재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입시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 학원 운영을 시작했을 때는 수강생이 많지 않아 한동안 적자만 났었기에 제가  모든 것을 지원해 주었죠.

당시 저는 적지 않은 월급을 받고 있었기에 큰 무리 없이 남편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의 학원이 점점 잘되기 시작하면서였는데요.

학원이 잘 되기 시작하자 형편도 훨씬 나아졌고 이래저래 모든 것이 다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잘 되면 잘될수록 남편은 변해갔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받는 월급을 푼 돈처럼 생각하곤 했으니까요.

“이래서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야 해. 안 그래?
당신이 많이 번다곤 하지만 평생 그 월급 모아서
이렇게 떵떵거리며 살 수 있겠어?
그니깐 나한테 감사하게 생각하란 말이야”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거든요. 남편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다 못해 아주 거만해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시어머님의 그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었죠.

그날은 퇴근하고 시댁으로 향했어요.  시부모님께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셨거든요. 저희 부부는 맞벌이였기에 남편과 제가 육아를 분담하고 있었는데 남편 사업이 잘 되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육아도 나 몰라라 했습니다.

회사에서 갑작스레 야근하게 되면 남편에게 아이들 좀 데리고 오라고 부탁했지만 남편은 단박에 거절하곤 했었습니다.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
당신이 평생직장 생활만 해서  사업을 잘 모르나 본데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거든
그니깐 당신이 회사 때려치우라니까.
그깟 월급 받아서 살림에 도움도 안 되는데
왜 자꾸 회사를 다녀서 사람 피곤하게 해 
당신 때문에 우리 부모님까지 뭔 고생이냐고?”

“당신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당신 학원 그만큼 될 때까지 선생님 월급에
대출이자에 상가 월세까지 내가 지원해 준 게 얼만데
아무리 그래도 말이 너무 심한 거 같네”

“또 그 얘기야? 누가 알면 몇 십억 지원해 준 줄 알겠다.
당신이 지원해 준 돈 이미 다 갚고도
남은 거 같은데 그 말 좀 그만하면 안 되냐?
암튼 당장 회사 때려치워!”

남편은 있는 대로 짜증을 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하루하루 변해가고 있었죠. 그런 남편을 보며 화병이 날 지경이었지만 시부모님과 시누이가 워낙 좋은 분들이었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날,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러 시댁으로 달려갔는데요. 땀 범벅이 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저를 보며 시어머님이 이마의 땀을 닦아주셨어요.

“너 밥도 안 먹었지? 우선 밥부터 먹자”

“아니에요. 집에 가서 애들 재우고 먹을게요.
어머님도 힘드실 텐데 괜찮아요”

“괜찮긴 뭐가 괜찮아?
너 요즘 들어서 더 말라서 내 마음이 아주 안 좋아
그렇잖아도 내가 괜찮은 한의원 한 군데 알아놨으니까
토요일에는 거기 가서 진맥 좀 짚고 한약 좀 먹자”

“저는 괜찮아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드셔야죠.
젊은 제가 한약은 무슨 한약이에요”

“건강은 젊어서부터 관리해야 해

엄마는 아파서도 안된다 그 말이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니?”

“네 어머님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안마의자 말이다..
아주 좋더구나 피로가 싹 풀려
아범 사업이 잘 되긴 잘 되는 모양이구나
이게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닐 텐데
두 대씩이나 사고 말이다
시아버지도 의자에 앉아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신다”

“네? 두 대요?”

순간 그 말이 제 입에서  툭하고 튀어나왔습니다.

“그래 두 대지, 사돈 어르신한테도 보냈을 거 아냐?
 사돈 어르신이 아주 좋아하셨겠구나”

시어머님께서 해맑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봤는데요. 그런 시어머니의 눈을 보고 있다가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습니다.

“얘! 너 왜 그래? 어디 아픈 거니?
갑자기 왜 울어? 여보 이리 좀 와봐”

“무슨 일이니? 왜 그러는 거야?”

시부모님께서 놀라서 제게 몇 번이나 물었지만 그날따라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사실 저는 친정 부모님이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할머니 홀로 저를 키워 주셨어요.

그렇기에 저는 항상 할머니께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명절 선물로 남편이 시댁에는 안마의자를 보냈지만 우리 할머니께는 기가 막힌 선물세트를 보냈기에 너무나 기가 막힌 나머지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져 나왔어요.

그렇게 한동안 눈물만 흘리고 있던 저를 보며 시어머님이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으셨어요.

“혹시 사돈 어르신한테는 안마의자 안 보낸 거니? 그런 거야?”

“뭐야? 그게 정말이니? 
니 시어머니 말이 사실인 거야?”

시부모님의 물음에 저는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사돈 어르신한테는 뭘 보낸 거야?”

“저 그게.. 참치캔이요”

“이런 정신 나간 놈을 봤나.
그깟 돈 좀 번다고 유세를 부려?
지금껏 지 뒷바라지해 준 게 누군데
은혜를 갚아도 모자랄 판국에 이딴 식으로 행동을 해?”

라며 시아버님께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어요.

“너 지금 어디야? 뭐? 스크린 골프장?
이런 정신 나간 놈을 봤나,
너 당장 집으로 뛰어와”

시아버님의 표정은 무섭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님도 기가 막히다는 듯 한숨만 푹푹 내쉬고 계셨죠.

“남사스러워서 앞으로 사돈 어르신 얼굴을 어떻게 본다니..?
어쩜 내 뱃속에서 저런 모지리가 나왔나 몰라
지 마누라 반만 닮아도 좋겠구먼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이놈의 인간이 돈 좀 번다고 
유세 부릴 때부터 초장에 확 잡았어야 했는데
우리가 너 봐서 참았던 거다
근데 더 이상은 안 되겠구나”

그렇게 잠시 뒤 남편이 시댁으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습니다.

“아버지! 왜 그러는데? 대체 무슨 일이야?”

“너 지금부터 우리가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

“뭔데? 뭘 똑바로 대답을 해?”

“너 이번 명절 선물로 사돈 어르신께 참치캔 세트 
보냈다는 게 사실이냐?”

“아 그게 말이야.. 그 참치선물세트 5개 사면
하나 더 주더라고 그래서 직원들 주고 
몇 개 남아서 할머님께도 보내 드렸지”

“뭐? 그래서 그 공짜로 주는 참치캔을 보냈다
그 말이냐? 그러면서 우리 집에는 안마의자를 보냈고?

“그거야 이제는 내가 돈 많이 버니까
우리 집에는 그만큼 좋은 선물 보낸 거지,
저 안마의자는 내가 번 돈으로 산 거니까
우리 집에 보낸 거고, 할머니께는 집사람이 사서
보내는 게 맞는 거잖아?
그리고 말이 잘못 전달 된거 같은데
내가 참치캔만 보낸 건 아니야”

“그럼 뭘 또 보냈는데?”

시아버님이 혹시나 하는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봤습니다.

“그 뭐냐? 믹스 커피도 큰 걸로 한통 보내드렸어

할머님께서 믹스커피 엄청 좋아하시거든”

“뭐가 어쩌고 어째? 믹스커피?
그동안 니 처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한번 생각해 봐라.
너 처음에 학원 운영 잘 안 돼서 계속 적자 날 때도
니 처가 다 뒷바라지해 주고 그랬는데
네가 사람 인두겁을 쓰고 어쩌면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아버지, 그건 내가 이미 다 갚았다니까.
그거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가지고
자꾸 왜 그러는 거야?”

그 순간 시아버님이 얼굴이 무섭게 변하면서 순식간에 남편에게 달려들었어요. 그리곤 남편의 등짝을 몇 번이나 내리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어머님은 그런 시아버님을 말리지도 않은 채 오히려 옆에서 부추기고 계셨고요. 한참 두들겨 맞던 남편은 그제야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다 잘못했어요.
사실 그동안 마누라 덕에  먹고산다는 소리만 듣다 보니
괜스레 심술 나서 그랬어요.
지금도 다들 마누라 덕분에 사업 잘 되는 거라고 하잖아요.
근데 그게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맨날 그러면
나도 스트레스받는단 말이에요”

“그렇다고 이딴 짓을 해?
너 이게 지금 얼마나 찌질한 짓인지 알기나 해?
세상에 니 저 같은 사람이 어딨어.
눈이 있으면 니가 니 눈으로 니 처 꼴 좀 봐봐라.
삐쩍 말라서 저게 지금 사람 몰골이냔 말이야?

사업 잘돼서 돈만 벌어다 주면 그게 다가 아니다
니가 돈을 더 많이 벌어다 줄수록
더욱 가장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거 아니냐,
너 앞으로 육아도 똑같이 해.
알았어? 몰랐어?”

“알겠어요, 앞으로는 찌질한 행동 안 할게요.
여보! 그동안 내가 잘못했어.
당신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항상 당신 칭찬만 해서
그냥 자존심이 상해서 그랬어”

남편은 미안한 듯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며칠 뒤 할머니께서 제게 전화를 하셨어요.

“아니 사업하느라 어려울 텐데 무슨 돈이 있어서 이 비싼 걸 보냈다니?”

“비싼 걸 보냈다니 뭘 보냈다는 말이야?”

“너 몰랐어? 조금 전에 안마의자가 도착했지 뭐니.
어찌나 좋은 건지 아까워서 쓰지를 못하고 있어.
이런 비싼 걸 뭐 한다고 보냈다니”

“진짜? 난 몰랐는데 맘에는 들어?”

“그럼! 맘에 들다 마다.
근데 이렇게 비싼 걸 보내서 어떡하니.
거기다 사돈 양반들이 직접 와서 다 봐주고 갔잖니”

“시부모님이 거길 가셨다고?”

“그래. 오전에 전화해서는
안마의자 가지고 온다고 하더니만
배달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와서
설치까지 다 해주고 갔지 뭐니
사용방법도 어찌나 잘 알려주고 가시던지
미안해서 어떻게 하니”

할머니께서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는데요.

“이상하네? 난 아닌데…
엄마 아버지한테 하도 욕을 먹어서
다음 달 쯤 사서 보내드릴까 했지.
이젠 안마의자 소리만 들어도
내가 아주 치가 떨리거든”

저는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님! 혹시 할머니께 안마의자 보내 드렸어요?”

“아.. 그거 말이냐? 니 시누이랑 나랑
잘 알아보고 최식으로다가 보내드렸다”

“뭐 하러 그러셨어요..”

“아들이 사고를 쳐놔서 얼굴을 들 수가 있어야지..
니 시아버지가 바로 사서 보내자고 허더구나.
너 애들 때문에 바쁜 건 알겠지만 
할머님 좀 잘 챙겨 드려. 알겠니?

시어머님은 그 말만을 하실 뿐이었어요. 그러다 명절 전날이 되었고 시댁에 가서 시댁 가족들과 음식을 만들었는데요. 우리 시댁은 시어버님부터 남편까지 다들 손 걷어붙이고 음식을 만들곤 합니다.

남편은 그날 이후로 정신을 차리긴 한 모양으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기에 아주 열심히 전을 부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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