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때문에 이렇게 울어보긴 처음입니다…” 카페 단골 할아버지가 푹푹찌는 폭염인데도 뜨거운 커피만 시키는 가슴 아픈 ‘이유’에 난 그만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카페에서 일한 지 한 1년 정도 됐을까요… 제가 일하는 카페에 매일매일 오셔서 더워도 추워도 항상 따듯한 라떼를 사가시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그날도 푹푹찌는 폭염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따뜻한 라떼를 시키셔서 그냥 나도 모르게 여쭤봤습니다.

“어르신 오늘 날 엄청 더운데 시원한 거는 어떠세요? 혹시 찬 거는 못 드세요? 매일 따뜻한 거 드시길래 여쭤봐요~”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놀라시면서 라떼도 시원한 게 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할아버지 무조건 되죠! 시원하게 얼음 넣어 드릴까요?” 

이러니까 그렇게 해달라고 하셔서 라떼랑 부드러운 빵 내어드리면서 더운데 앉아서 드시고 가시라고 말했더니… 할아버지는 제게…

“늙은이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기 쉽지 않은데 고맙수다…” 라며 눈물이 살짝 고인 채로 말씀하셨어요.

갑자기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 생각이나고해서 손님도 없길래 앉아서 30~40분 정도 할아버지랑 얘기하는데 할아버지께서 라떼라는 걸 처음 아셨고 용기 내 카페 와서 라떼만 맨날 시켰는데 따뜻한 것만 있는 줄 아셨다고 하더라고요.

매일매일 나와서 뭐라도 해야 내가 사회에서 살아가는구나 느끼는 거 같다 하셔서 더워도 따뜻한 걸 사가셨다는 말에 왠지 모를 눈물이 나올뻔했습니다.  저는 할아버지에게 말했어요.

“앞으로 매일 오시면 저한테 메뉴 추천해 달라고 하세요! 이 시간대는 손님 잘 없으니까 오시면 저랑 얘기 나누시면 저도 안 심심해서 너무 좋은데 어떠세요?”라고 말했더니 할아버지는 고맙다고 중절모 쓰고 계신 거 벗으시면서 인사하고 가셨습니다.

그러다가 한두 시간 뒤에 어르신이 다시 오셨길래 “어?” 이랬는데 할아버지께서 직접 농사 조그맣게 한다며 수박이 잘 됐다고 수박 하나를 이고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 할아버지랑 수박 같이 먹자고 꼭 오시라고 말했어요.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 생각나서 더 슬펐고 할아버지께서 더운 날에도 왜 따뜻한 라떼만 사가시는지 이유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체 없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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