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출혈에도 운행 중인 버스를 갓길에 안전하게 세우고 중태에 빠진 버스 운전기사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장기기증을 약속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 화물트럭을 운전하던 한원기씨(55)는 11월 12일 오후 9시 25분, 4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출발해 정읍으로 향했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가 갑자기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어지럼증과 복통에 말문이 열리지 않자 뒤를 돌아보며 연신 ‘도와달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말을 않고 손짓만 하는 한씨의 행동을 승객들은 이해하지 못했죠. 버스가 도로를 달리는 도중 운전기사가 정신을 일었다면 끔찍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급성 뇌출혈에 정신을 잃기 직전 한씨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초인적인 힘으로 버스를 안전하게 갓길에 세웠습니다.
다행히 승객들은 무사했지만 한씨는 곧바로 의식을 잃게 되었는데요. 그때서야 상황은 파악한 승객은 서둘러 119에 신고했고 7~8분가량 지난 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한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골든타임을 놓쳐 뇌사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한 씨의 가족들은 급히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결국 지난 14일 ‘깨어날 가망이 없다. 마지막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 씨의 소식을 들은 중학교 동창생들도 병원에 도착해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치료 과정을 지켜본 동창생들은 조심스럽게 ‘장기기증’ 의사를 물었다고 하는데요.
한 씨는 평소 국제구호단체 정기후원을 할 정도로 이타심이 남달랐다고 합니다. 평소 한 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장기를 기증받지 못해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를 떠올리며 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것이 한 씨의 뜻이라고 생각하여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한편, 본인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정확한 판단으로 많은 이들의 안전을 챙긴 한 씨에게 승객들은 고맙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처럼 모두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한 씨는 마지막까지 사람을 살린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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