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묻지말고 받아주세요…” 현금 1억든 돈가방 놔두고 홀연히 사라진 90대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남긴 놀라운 ‘한마디’에 직원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충북 청주시는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90대 할아버지가 현금 1억원을 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갈색 점퍼에 지팡이를 짚은 단아한 노인은 청주시 내덕동 청주시청 임시청사 2층 복지정책과를 찾아 흰색 종이가방을 내밀었습니다.

“1억원인데 기부하고 싶어요”

종이 가방 안엔 현금 다발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를 확인한 주무관은 뒤따라갔지만 “쫒아오면 기부하지 않을거예요”라는 말에 당황하게 했는데요.

이 노인은 주무관에게 다가가 “평소 방송 등에서 기형 등 중증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무관은 행정기관인 청주시에선 현금을 받을 수 없고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는데요.

하지만 걸음이 불편한 노인은 혼자 처리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주무관은 노인을 부축하고 이웃 건물 청주시금고(농협)로 향했습니다.

10분 남짓 걸으며 이름,나이 등을 물었지만 노인은 “90살 한창 넘었어요. 다른 것은 묻지 마세요. 알리고 싶어서 하는 일 아니니까요”라고 말문을 막았습니다.

이어 주무관은 “할아버지, 자식이나 사모님께서 뭐라 하지 않으실까요?”라고 말을 건네자 노인은 “허허, 다행히 자식도 잘 자라 자리를 잡고 있으니 서운하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괜찮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노인은 농협 계좌를 통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입금했습니다. 입금 뒤 노인은 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승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고, 주무관은 차가 사라질 때까지 한참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주무관은 “워낙 결황이 없어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습니다. 마치 꿈을 꾼듯한 시간이었어요. 어르신의 뜻에 따라 장애인 등을 위해 소중하게 쓸 계획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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