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 알면서도 승객을 탈출시키기 위해…” 승객 5명 탈출시키고 남은 승객을 살리기 위해 돌아갔다가 숨진 버스기사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되자 모두가 오열했습니다

“그 사람은 정말 승객들이 다 나가는 걸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다. 죽을걸 알면서도 그러고 있었을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가슴이 미어진다”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된 오송지하차도 침사로 희생된 50대 버스운전기사 이 씨의 친구 김 모 씨를 두고 한 말입니다. 

이 씨는  5명의 승객들을 구한 뒤,  남은 승객을 구하려 다시 버스로 돌아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네댓 명을 먼저 탈출시키고 버스로 다시 돌아와 창문을 깼어요. 승객이 남아 있으니까요. 형은 최선을 다했는데…”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은 눈물이 고인 채로 말했습니다.

그렇게 침수된 버스에서 이 씨와 일부승객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고 결국 17일 오전 1시 25분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이어 버스에 물이 들어오는 순간에도 이 씨는 창문을 깨고 승객들을 먼저 탈출시키려 애썼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씨의 동료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에 있는 망치로 유리창을 깼다고 그러더라, 거기 있는 사람들은 탈출할 수 있으니 빨리 나가라고”했다며 “창문을 깨고 노약자를 탈출시켜야 된다고 항상 주변에 모범이 된 분이라 더 안타깝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몰았던 747번 급행버스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오가는 노선으로 평판과 실적 등이 좋은 기사들에게 배정된다고 합니다. 

평소 이 씨는 성실함으로 주변인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씨의 동료는 “새벽 5시 반 출근인데 3시에 먼저 나와서 사무실 청소하던 성실했던 친구”라며 “10년 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최근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는데 안타깝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면서 “침수된 도로를 피해 지하차도로 들어갔다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이만큼 승객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걸 알아달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번 사고로 숨진 버스 승객은 대부분 버스 안에서 발견됐고. 이 씨의 시신은 지하 차도 안 100m 지점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씨가 승객 구조를 위해 분투하다 터널 안으로 휩쓸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씨가 소속된 운수회사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승객들을 살리려고 노력했을 기사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친절, 안전 운전했던 기사님의 명복을 빈다”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운전자와 승객들을 위해 애도한다”는 등의 추모 글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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