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연령 2살인 지적장애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찾아온 딸..” 아버지는 충격에 중풍에 걸리고 말았는데 딸이 남편을 외면 못한 ‘이유’에 아버지는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변두리 반지하 월세집에 살고 있는 김영숙입니다. 저는 아침이 되면 나는 밥을 하고 남편은 만화 영화를 봅니다.

제 남편은 만화를 볼 때면 꼭 주인공이 하는 동작을 따라 하는 철부지 같은 이 남자입니다.  제 남편의 IQ가 20으로 정신연령이 2살정도 라더군요. 덩치만 다 자란 성인일 뿐 철부지 아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챙겨줘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씻는 것부터 입는 것 먹는 것 까지 남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덩치가 나보다 2배나 큰 남자를 갓난아기처럼 돌보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릅니다.

“엄마!” 남편은 나를 향해 거침없이 엄마라고 부릅니다. 나의 손짓 발짓에 시선을 맞추고 맹목적으로 몸을 내맡기는 이 남자, 우리가 이렇듯 서로 팔에 기대며 함께 걷기까지 험난한 고비길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우리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늘은 두 살짜리 내 남편 요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남편과 내가 처음 만난 건 몇 해 전 장애인 시설에 강사로 첫 출근하던 날이었습니다.  그때 다른 장애인들에게 둘러 쌓여 매를 맞고 있는 요셉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매를 맞던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요셉이 맞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폭력을 가하는 그들을 뿌리치고 요셉이 맞지 않게 막아주었습니다.

장애인 시설 원장님께서 그러셨습니다. 요셉이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학대를 당하면서 자라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좀 거칠고 폭력적이라고 합니다.

요셉을 보면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일까… 계속 마음이 쓰였고 요셉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가까워지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요셉은 천천히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더군요.

저는 어린 시절에 안면신경마비로 입이 삐뚤어진 제 얼굴을 보며  또래 남자들에게 놀림을 받아왔습니다. 

그때부터 결혼에 대한 불신이 생겼었고 독실한 불교 집안이었던 부모님의 뜻을 뿌리치고 저는 수녀생활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 충격에 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고혈압으로 쓰러지셨고 중풍에 걸리고 마셨습니다.  그 후로 부모님은 저를 방에 가둬버렸고 저는  밥도 물도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 제가 걱정된 아버지는 결국 제 뜻을 받아들이시고 제가 원하는 수도생활의 길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버지의 용서로 28살에 수녀원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수녀원 생활이야 말로 내가 손가락질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녀원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 그런 것일까요.. 삐뚤어진 제 입을 보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그곳에서도 난 역시 이방인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수녀원을 여러 곳 들락거리던 저는 날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에  장애인 시설에 오게 되었습니다. 

요셉을 그런 저를 보며 항상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그런 이 아이를 보고 전 느낄 수 있었죠. 요셉이 저를 필요하다는 것을요.

“요셉아, 네가 원한다면 난 도와줄 거야. 너는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요셉을 지키기로 다짐을 하게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애인 시설 원장님이 요셉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때 원장님은 저를 보며 말하더군요.

“영숙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어쩌다 저런 바보하고 눈이 맞았지? 아무리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다고 하지만 나 정말 실망했어”

“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

“왜? 어디 찔리는 게 있나 보네? “

저는 기가 막힌 원장의 망언에 이 장애인 시설에서 요셉을 데리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요셉을 데리고 나가보니 현실을 막막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길을 떠돌다가 고민 끝에 직장이 잡힐 때까지 요셉이를 데리고 임시로 거처하기 위해 부모님 집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부모님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죠.  

” 대체 이 바보 같은 남자는 누구니?”

” 결혼할 사람이에요…”

” 뭐…? 결혼?”

” 네.. 앞으로 함께 살아갈 거예요.”

” 아이고… 이런 미X년아! 무슨 정신 빠진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널 정신병원에 처넣던지 해야지! 대체 너 왜 그래! “

” 넌 이제 내 딸이 아니야! 당장 나가! 이 집에서 나가!”

그때… 집을 찾아가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아버지는 충격에 또 쓰러지고 마셨습니다. 그렇게 중환자실에 입원하신 아버지는 언제 깨어나실지 모르는 상황까지 되어버렸고 여동생은 이젠 우린 남남이라며 연락도 찾아오지도 말라며 저를 원망했습니다.

두 번이나 아버지를 상처받게 한 나는 불효자식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살아가면서 부모님께 큰 불효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저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그렇다고 이 가여운 요셉을 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살아야 했습니다. 이제 내가 돌봐줘야하는 사람이 있는 이상, 어떻게든 살아야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받아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더군요.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살아가며 어떻게든 직장 생활을 잡아보려 면접을 보러 다녔는데, 돈은 점점 떨어져만 갔고 요셉은 자제력이 전혀 없기에 배고프거나 힘이 들 때마다 흉폭한 본성을 드러내며 폭력적으로 변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차라리 요셉이 어디론가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도 지능이 2살밖에 안된 이 아이를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저는 동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부양가족이 있을 경우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기에 저는 요셉과 혼인 신고를 결심했습니다.

” 요셉아.. 우리 결혼할까?”

“…..”

” 너는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데… 너랑 같이 살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데…”

그렇게 우리는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우리는 부부가 된 것이지요. 그렇게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아가며 요셉이를 돌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부모님께는 말해야 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집에 찾아가 혼인신고 사실을 부모님께 알렸습니다.

그런 제 말에 당황도 잠시, 눈물을 흘리며 저에게 다가오던 아버지는 제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습니다.

” 영숙아..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너 이 애비를 평생 안 보려고 했었니?”

” 아버지.. 죄송해요…”

” 이 모진 것아! 아버지가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

”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 딸아, 아직도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았어.. 죽을 때까지 허락 못해… 하지만 넌 내 자식이 아니냐… 그러니 이 부모와 철륜을 끊는 불효만은 저지르지 말아 다오…”

날 아껴주고 이해해 주던 세상에 단 한 사람, 아버지는 나로 인해 병을 얻으셨습니다. 못난 딸자식 때문에 중풍이 2번이나 재발해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십니다.

그런데 요즘은 요셉이 사위 몫을 하고 있습니다. 보건소를 갈 때마다 아버지는 못내  아쉽기만 하는 사위 등에 의지하시곤 합니다.

유년의 늦가을, 입이 삐뚤어져 서럽기만 하던 제 손을 잡고 나중에 멋진 사내를 골라 좋은 사람에게 시집보낼 것이라며 당신 스스로 다짐하듯 말씀하시던 아버지이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약해진 모습을 볼 때면 나는 다시 벼랑 끝에 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아버지의 아픔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을까요.  이 못난 딸은 다만 어렵게 다시 잡은 아버지의 손을 다시는 놓고 싶지 않은 마음뿐입니다.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는 아직까지 더 어렵기만 합니다. 어머니에게 요셉은 딸의 앞길에 먹장구름을 들여온 원망스러운 존재일 테니까요. 

요셉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을 얼음처럼 차갑기만 합니다.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는 두 살박이 사위 요셉, 하지만 혈연을 끊을 수 없기에 받아들이긴 했지만 어머니는 요셉을 볼 때마다 모든 일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일 테지요.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그런 요셉을 손주처럼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 번이라도 더 만나 미운 정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 자주 부모님을 찾아갔던 나의 노력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요.

열리지 않는 마음의 딸의 얼굴 때문에 힘겹게 열어 보려 노력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감사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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