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맑으면 뭐해, 자식만 보고프지…” 요양원에서 임종하신 할머니가 남겨둔 일기장을 읽은 자식들은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늙어 가는 모습은 똑같더라
세상에 장사 없다고 
몸도 오래 쓰니
고장이 자주 나는 것 같다…

이 한 몸 오랫동안
내 것인 양 잘 쓰고 있지만 
내리고 갈 것에 불과한
썩어갈 가죽에 불과한 것,

사는 동안 병 탈없이 잘 쓰고
돌려주고 갔으면 좋겠다.


욕심이 있다면 좋은 일 많이 해서
혹여 이런 뜻이 하늘에
다다라서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아무런 고장 없이 웃으며 갔으면
좋겠습니다.

내 복(福)에 어찌 이러한 복(福)을
바라겠냐 만은 평소 건강식품
영양제 부지런히 먹어 왔지만
사람들 늙어 가는 모습이 결국은
그게 그것인 것 같다.

멀어지는 젊음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은 가여움 마저 들게 한다
세월은 속일 수 없는 법, 
이런저런 수단은 붙들고
늙어 저 봐야 가는 모습이 
결국 똑같더라

주름살 지우려 수술을 하고 
화장을 진하게 해도 
축은한 생각만 들게 할 뿐인 것을
가죽 보수 공사에 괜한 돈 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병이 돌아오면 들어올 만하니까
돌어오는 것이고
늙어 가는 모습이야 오래 썼으니
어쩔 수 없고 다만,
마음만 편하면 족하겠다.

편한 마음이 병이 멀리하는 것이고
아름답게 늙어 가는 모습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쏜 화살 같다 하여 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이 가지 않는다 한탄하고 있더이다

정신이 맑으면 무엇하랴 자식이 많은들
무엇하리오.. 보고픔만 더 하더이다.

자식 딸 남매 있으면 무엇 하리오
이 한 몸 머물 곳 없더이다.

아들달 자식들 유명 인사면 무엇 하리오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왔더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고생도 보람으로 생각하며
키워 본들 무엇 하리오.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들이 아닌
다른 사람 손에 맡겨 있는 것을…

인생의 종착역인 이곳까지가
멀고도 험하였으나 종착역의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이 외롭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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