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생사조차 몰랐던 모녀가 44년 만에 만난 사연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모녀는 화상으로 재회했는데요.
어머니는 화면 속 딸을 향해 “예쁜 우리 딸, 빨리 만나자. 널 만나니까 너무 좋다”라고 되뇌기며 줄곧 흐르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쌍둥이 언니 윤상희 씨, 오빠 윤상면 씨도 동생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44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윤상애 씨는 3살 때 1976년 외할머니와 함께 남대문시장으로 외출했다가 실종됐습니다.
어머니 이응순씨는 “쌍둥이 둘을 데리고 다니기 어려워 친정 어머니에게 맡겼다. 어머니가 지방에서 와 서울 지리를 잘 몰라 아이를 잃어버리고도 찾지 못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가족들은 상애씨를 찾기 위해 사진을 들고 서울 소재 보육원을 찾아다니며 광고를 내는 등 갖갖은 방법으로 행방을 찾아봤지만 딸 상애 씨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에서 상애씨를 잃어버렸던 어머니는 40년 넘게 남대문 시장에서 한복 장사를 했습니다. 오빠 상명 씨도 시장에서 복권방을 열었습니다. 혹시라도 상애 씨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20년 전 이들은 KBS가 진행하는 실종자 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당시 다른 가족들은 전부 실종자를 찾았지만 이 씨 가족만 상애 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잃어버린 딸을 특별히 아꼈던 아버지는 상애 씨를 잃어버린 뒤 거의 매일같이 술을 마셨고 간경화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재회한 가족들은 화상을 통해 화면 속 상애 씨를 향해 “널 잃어버린 곳을 40년 넘게 뱅뱅 돌면서 장사를 했어. 언제나 지나가는 사람마다 너인가 하고 쳐다봤어”라고 말했습니다.
잃어버린 딸이 자신의 얼굴을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마스크를 내린 상애 씨는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너를 못 찾았으면 죽어도 눈 못 감을 뻔했다”라고 소리쳤습니다.
쌍둥이 언니 상희 씨도 “우리 절대 너 버린 거 아니야. 널 항상 찾고 있었어. 매일매일 널 찾았어”라며 “호적에 너 다 살아있고 한국 국적 가지고 있어”라고 눈물로 그간의 그리움을 전했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된 가족은 어떻게든 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애썼습니다. 이 씨는 어눌한 영어로 “아이러뷰 소머치(I love you so much)”를 외쳤고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는 말을 반복 했습니다
이응순 씨의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청·외교부·보건복지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올해부터 시행한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한 첫 상봉 사례입니다.
해외에 있는 재외공관을 통한 유전자 채취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입양인이 국내에 입국하지 않고도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간 상애 씨는 2016년 한국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한 단체에서 유전자 체취를 했는데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약 2주 전 가족을 찾았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미국 보스턴 총영사관에서 딸 상애 씨 유전자 채취가 이뤄졌고, 최근 응순 씨 친딸이라는 것이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딸 상애 씨는 ‘2주 전 결과를 받았을 때 사기인 줄 알았다. 진자라는 걸 알게 된 뒤 기쁨에 압도됐다”며 “어렸을 때 아파서 병원에 버려진 줄 알았는데 쌍둥이 언니, 오빠 엄마 있는 줄 알고 놀랐고 기뻤다”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날 이응순 씨는 딸 상애 씨가 한국을 찾으면 불고기와 비빔밥 같은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꼭 대접해주고 싶다고 전했는데요. 그녀는 “상애가 치즈랑 치킨을 좋아한다는데 그런 건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건 다해주고 싶고 이제 절대로 놓치기 싫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으로 건너간 상애 씨는 2016년 한국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한 단체에서 유전자 체취를 한 것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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