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파도에서 바다에 추락한 아이를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의인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가파도 주민인 최인찬씨(63)와 이용건씨(63)입니다,
가파도에서 자전거를 타던 아이가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가파도에 사는 시민이 용감하게 구조해준 덕분에 큰 상처 없이 살아났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당연하다고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려는 부모들의 사례를 거절했는데요.
이 사건은 지난 4일 오전 11시쯤 발생했습니다. A군(9)은 가파도 해안가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속도 조절을 잘 못해서 3m 아래의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당시 부둣가에 정박한 배에 부딪힌 A군은 배 밧줄을 잡고 있었지만, 수심은 약 3m로 일반적인 아이들 키보다 두세 배는 더 깊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인근에서 커피를 마시던 최 씨와 이 씨는 A군의 외침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더니 바다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밧줄에 간신히 매달려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무서움에 질린 A군의 얼굴을 보고 최씨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삼촌이 구해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겁질린 아이를 물 밖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아이는 큰 부상 없이 구조될 수 있었는데요. 이 씨는 구조 후에도 A군의 신발 한 짝을 찾아주고, 물을 먹여주고, 여벌옷도 가져다주는 등 세심하게 챙겨주며 몸을 덜덜 떨며 입술이 새파랗게 변한 아이를 달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아이의 부모가 달려와 아이를 껴안아 울었고, 마침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구조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한편, 아이를 끌어 올린 최 씨는 심장병과 척추협착 등을 앓고 있어서 과격한 움직임이나 물가에 급하게 뛰어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씨는 “옛날부터 척추협착도 있고, 심근경색으로 2번이나 죽다 살아났다”며 “심장치료도 받고 있어 평소에 조심해야 하지만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아이부터 구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들의 미담은 지난 4 일 한 온라인 카페에 게시된 글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A군 부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파도에서 아이 목숨 구해주신 분을 찾고 싶다”며 글을 올린 것인데요.
A군 어머니는 “아이가 빠진 후 순간적으로 바다를 봤을 때 떠 있는 아이 신발만 보였다”며 “너무 놀라서 가라앉았을 거라 생각하고 찾았는데 알고보니 이미 바다에 뛰어들어간 분이 아이를 구해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놀라서 아이를 붙잡고 울고 있었는데 그분이 순식간에 사라지셨다”며 “아이 여벌옷도 가져다주시고, 주소라도 알려달라고 하니 괜찮다고 가셨다. 감사인사 밖에 하지 못해 사례라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이에 대해 “당연한 일이고, 이게 전부”라며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손을 내저었습니다.
최씨는 가파도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자신의 시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최씨는 “사고가 난 내리막이 원래 경사 때문에 위험한데 아이가 바위 같은 곳에 부딪히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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