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5살 된 어린아이를 둔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쓰지 않던 창고 같은 방을 사용하기 위해 장판을 깔고 도배를 깨끗이 하였죠.
그러자 어린 아들은 방에 부모가 잠깐 없는 사이, 새로 한 도배에 낙서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발견한 부부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습니다.
아이 이름을 부르며 야단을 치려다말고 두 부부는 그만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습니다. 벽지에는 글자가 적혀있었는데, 아이가 글을 처음 배운 터라 아주 울퉁불퉁하게 쓴 글이 한 줄로 길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이후, 부부는 수십 년이 지났지만 방을 절대로 다시 도배하지 않았습니다. 방에서는 늘 아이의 사랑이 베어져 나오는 것 같아서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서였죠.
경기도 가평 작은 한 마을의 담이라는 담에 낙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낙서의 내용도 한결같이 최미영이라는 이름으로 담벼락마다 도배를 하듯이 낙서를 했습니다.
한두 번은 그냥 장난으로 넘어갔지만 온 마을의 담벼락마다 낙서를 해 대는 통에 마을 주민들은 마침내 성을 내고 말았습니다.
주민들은 급기야 경찰서에 신고하게 되었고 경찰은 몇 날 며칠을 잠복 수사 끝에 마침내 범인을 잡았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동네에 사는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은 결코 장난으로 낙서를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경찰이 소년에게 낙서를 한 이유를 계속 추궁하자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 아픈 우리 엄마의 이름을 벽에 적어놓으면 친구들이 엄마 이름을 부르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가 그 소리를 듣고 웃으셔서 계속 벽에 엄마 이름을 쓰면 힘을 내서 병이 나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소년의 말을 들은 경찰은 잠시 말을 하지 못하고 천정만 쳐다보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찰 생활 중 이렇게 기분 좋은 범인은 처음이네..” 라며 감동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네 사람들은 꼬마의 효심에 온 동네 벽이라는 벽에 낙서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했습니다.
경찰 역시, 더 이상 엄마 이름을 적는 것에 문제 삼지 않는다며 경찰관은 분필 5통을 건네주며 동네 어디든지 마음껏 낙서를 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를 지극히 사랑하면 초월적인 힘이 솟는 모양입니다.
Desk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