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일부터 도시락 2개씩 싸주세요.” 매일 도시락을 두 개씩 싸달라던 아들이 도시락 1개를 그대로 남기고 방에 들어갔고 그 사정을 알게된 엄마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36살 주부입니다.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키가 크려는지 생전 안 하던 밥 타령을 하네요.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락을 따로 챙겨서 보내고 있었어요.

” 엄마  도시락  쌌어요?  나 오늘부터 도시락 두 개 싸줘요 . 한 개로 부족해요.”

” 우리 아들 키가 크려나  요즘 잘 먹네.
아들 먹고 싶은 반찬 있으면 말해봐.
오늘 시장 볼 거니까”

아들은  피식 웃으면서… 도시락 두 개를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매일 도시락 두 개씩을 싸갔고 항상 깨끗하고 먹어 치우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오늘은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에 들려 공부를 하고  저녁 늦게야 돌아오는 아들이 일찍 집으로 왔습니다. 

도시락 가방을 식탁에 놓고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도시락 가방을 정리하는데 도시락 하나는 그대로 가져왔더라고요.

시험 기관이라 아들이 조금  예민한 것 같아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났다 싶었어요. 

시험 때문을 잘못 본 건가 싶어 마음이 쓰였고 우유와 빵을 준비에 아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책상에 엎드려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 무슨 일이야 아들? 시험을 망친 거야?”

” 엄마한테 말해봐? 아들 왜 그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들은 서럽게 울고 있었고  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저는 순간 심장이 내려 안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중학교를 들어가고부터는 한 번도 제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거든요.

한참을 울고 있던 아들은 그동안 도시락을 두 개씩 싸가지고 간 이유를 말했습니다. 학교 반  옆자리 친구가  집안 사정으로 도시락을 못 싸왔고 그 친구의  도시락까지 싸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 엄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응급 수술을 한 후  병원에 입원했는데  친구가 밤새 병원에서 간호를 하느라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잠깐 친구를 보러 갔었는데 어머니가 많이 위독하시다고  친구가 말했고 친구의 표정이 너무도 슬퍼 보였다고 했습니다.

” 우리 아들 그래서 속상했구나…
친구 어머니가 위독하시면  큰일이네.
친구가  많이 무섭고 마음이 아프겠구나.”

아들은 친구 걱정에 잠도 안 자고  공부도 안 하고  거실과 자기 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위독하신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실까 봐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때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어머니가 의식이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마치 자신일인 것처럼 기뻐했고 저에게 달려와 안겨서 기뻐했습니다.

” 엄마!  준형이 어머니가 의식이 돌아오셨데!

정말 다행이다.”

“그렇지 엄마..  나 너무 걱정했거든 친구가 엄마랑 둘이 사는데  엄마 돌아가시면 고아되잖아!”

” 엄마 나 내일 학교 끝나고 병원에서 친구랑 같이 있다 늦게 와도 되지? 내일 도시락 두 개 평소 보다 더 맛있게 부탁드려요.”

아들은 이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잠을 잤고 아침이 되어서는 도시락 두 개를 가지고 학교로 갔습니다.

그날 아들은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왔고  거실 식탁에 앉아서 우유를 마시는 아들에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했어요.

” 왜 아들  친구 어머니가  아직  안 좋으셔?”

”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긴 할 거야!  걱정하지마 아들!”

아들은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  그게 아니라 엄마  친구가  어렵게 사는 형편이라 병원비 걱정을 하고 있더라고..”

”  아빠도 없고 엄마랑 둘이 사는데  병원비 구할 때가 없나봐.”

저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인 어린 나이에  어머니 병원비 걱정을 하고 있을 아들 친구 생각을 하니 가슴 한쪽이 아려왔습니다.

아들을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저는 아들 말에 신경이 쓰였고 한참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다음날  학교에 갔던 아들은 호들갑을 떨며 집으로 들어왔고..

” 엄마.. 친구가 말하던데 웬 아주머니가 찾아와서는 김치랑 음식들을 한가득 주고 가셨데!”

“어머? 그러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그렇지 엄마! 너무 신난다!”

아들은 신이 났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저런 얼굴을 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저는 아들에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고  너무 기뻤습니다.

일요일 두 번 더 지난 한가로운 오후, 아들이 제가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 친구가 그러는데 그 아주머니가 또 나타나셨는데 이번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집 안 구석구석 청소까지 해주시고 거셨데. 대박이지? 그렇지 엄마? 그 아주머니 진짜 천사같아!”

연신 그 아주머니 칭찬에 침이 말라 가는 아들을 보고선

“너 그러다 그 아주머니를 이 엄마보다 더 좋아하겠다?”

“벌써 그 아주머니 팬이 되었는걸요. 아마 조만간에 엄마보다 더 좋아질 것 같은데요.”

“뭐야? 이놈의 자식이”

그렇게 아들은 제게 매일 특종을 실어 나르는 신문기자처럼 친구네 집 소식을 전하곤 했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날, 친구 아들 중형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 아주머니 너무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어른이 되면 성공해서 반드시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도시락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 아들 친구는  한 부모 가족이었고, 사는 형편도 어려워 나라에서 수급자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친구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고  어른의 도움이 필요했던 거죠. 

저는 병원 원무과에서 필요한 서류와 이것저것 알아본 후 수술비 포함 입원비를  80% 이상 감면받을 수 있었고 얼마 안되는 금액만  병원비를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핸드폰으로 아들이 보낸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을 방금 보았어요.”

친구네 집에서 나오는 저의 모습을 아들이 본 것 같았어요.

“띠릭”

다시 또 울리는 아들의 문자…

“행복을 퍼주는 우리 엄마..
내 엄마라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필요한 자리, 그 자리에 있어주는 행복나무 씨앗은 나누면 커지나 봐요. 어느새 내마음에 심어져 있는 ‘행복나무’ 아들과 함께 예쁘게 키워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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