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와 딸이 순대국밥 집 문을 드르륵 열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도 허름하고 꾀죄죄 부녀는 누가 봐도 걸인 같아 보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나가라고 두 사람을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게 밀쳐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딸은 주인아저씨에게 간절하게 부탁합니다.
“아저씨 빨리 먹고 나갈게요.
오늘 저희 아빠 생일이에요.
아빠가 순대국을 좋아하세요”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알았지?”
주머니에서 구겨진 지폐와 동전을 내밀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두 부녀에게 순대국 두 그릇을 내어왔습니다.
“아빠, 내가 소금으로 간 맞춰줄게, 기다려봐”
라고 말하고는 자기 국밥 안에 있던 순대와 고기를 아빠 그릇에 옮겨주었습니다.
“아빠, 아저씨가 고기를 많이 주셨어
먹을 게 많아, 빨리 먹고 가야 한다니까..
김치 올려줄게”
어린 딸이 하는 소리에 수저를 들었고, 아빠는 뺨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인아저씨는 내가 좀 심했나 하는 생각에 더 이상 쳐다보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손님이 딸과 아버지의 음식값을 같이 지불하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딸은 처음 느껴보는 따뜻함에 눈물을 펑펑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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