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고 뭐고 차라리 없어졌으면 좋겠어” 다리 한 쪽밖에 없는 아빠가 죽기보다 싫어서 현관문을 걸어 잠궜는데 하루가 지나도 오지 않는 아빠, 잠시후 걸려온 전화에 딸은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평소 즐겨 보고 있는 구독자입니다. 오늘 저는 사랑하는 우리 아빠에게 미안한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 사연을 전하고 싶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나와 아빠 둘 뿐입니다. 엄마는 아빠가 택시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시자 몇 달 후 집을 나가셨습니다.

바로 그 교통사고 때 우리 아빠는 다리를 잃고 말았어요. 그래서 우리 아빠는 오른쪽 다리가 무릎까지 밖에 없어요. 장애가 생겨 버린 거죠.

수술을 두 차례나 해보았지만, 아빠의 다리는 이미 고칠 수 없는 다리가 되었다고 해요. 난 한족 다가 반밖에 없는 그런 아빠가 너무 창피했습니다.

아빠는 잘 걷지도 못하고,  매일 목발을 짚으며 쩔뚝거리고 가만히 오래 서 있지도 못하는 아빠랑 외출하는 것조차도 싫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매일 방문 잠그고 방 안에서 하루종일 컴퓨터만 하고 그리고 혼자 라면이나 끓여 먹고 아빠가 심부름시키면 못 들은 척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한쪽다리가 반밖에 없는 아빠보다는 차라리 아빠가 뭐고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습니다. 괜히 나한테 심부름만 시키고 아빠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가 아빠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아빠가 밥 좀 차려달라고 하면 맨날 나보고 시킨다고 혼자서 중얼중얼 욕도 하고, 매일 투덜투덜거렸습니다. 물컵도 식탁 위에 탁탁 놓아서 물을 쏟기도 하고 리모컨 같은 거 집어달라고 하시면 

“왜 나만 시키냐고!”

라며 소리 지르면서 리모컨 집어던지고 그리고는 방에 들어가서 심술부렸습니다.

아빠가 평소에 저한테 미안하셨는지 일부로 2단지 상가까지 가셔서 머리핀하고 머리 고무줄을 사 오셨는데 저는 촌스러워서 안 한다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습니다.

다음날, 학교 갔다 와서 보니까 아빠가 쓰레기통에서 주워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더라고요. 저는 짜증을 내면서 그 머리핀을 쓰지도 않고 책상 밑 잡동사니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몇 달전에는요. 아빠가 양말이 다 구멍이 났다고 저보고 좀 꿰매 달라고 하셨어요. 양말을 꿰매려면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데 허리를 구부리면 다리를 필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거든요.

아빠는 우리 착한 딸, 가은이가 양말 좀 꿰매 달라고 빙그레 웃으시면서 부탁하셨는데 저는 제가 아빠 하녀냐고 그러면서 그 양말을 받아서 휴지통에다 집어던지고 그러고는 혼자 방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빠는 그래도 빙그레 웃으시면서

“우리 가은이 그동안 힘들었나 보구나”

라면서 휴지통에서 양말 주워다가 구멍 난 거 그냥 그대로 신으시고  그다음 제 화를 푸시려고 제가 좋아하는 통닭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저는 대문을 잠겄습니다.

전 일부로 없는 척하고 방 안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고 있었어요. 아빠는 어디 갔나 보구나 나중에 오겠지 이렇게 생각하시고 저 기다리다가 밖에서 잠이 드셨습니다.

바보같이…

옆집 아줌마한테 얘기하면 될 것을… 경비 아저씨한테 문 열어 달라고 하면 될 것을…

저는 다음날, 모르는 척 학교에 갔어요. 그리고 학교에 갔다 와보니 아빠는 어디 갔는지 없으시고 식탁 위에 싸늘하게 식은 통닭이 올려져 있더라고요. 

저는 통닭이 식었다고 화를 내면서도 통닭을 먹었어요. 근데 계속 먹다 보니 쌀쌀한 날씨에 얇은 티셔츠 하나 입으시고 배고프실 텐데.. 나 준다고 통닭도 안 드시고 다리도 구부리지 못해서 앉아있으시지도 못하시고 계속 서있다가.. 누웠다가..

나를 기다리시던 아빠를 생각하니까 갑자기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밥 하나 혼자 못 차려 먹어서 매일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을 시키는 그런 무능력한 아빠인데 한쪽 다리도 없어서 잘 걷지도 못하는 그런 장애인 아빠인데..

그런 무능하고 장애인 아빠인데도 이상하게.. 막 눈물 나고 미안한 생각이 들고 통닭도 먹기 싫고.. 저는 통닭은 쿠킹호일에 그대로 다시 싸놓고는 아빠 드시라고 포크하고 물컵도 차려 놓았어요.

그리고는 나는 방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고 새벽이 되어도 아빠가 안 오시는 거예요. 저는 계속 잠도 안 자고 기다리다가 갑자기 전화 한 통이 왔어요.

병원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 사람은 간호사 같았는데 다짜고짜 이명식 씨를 아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우리 아빠라고 왜 그러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요… 아빠가요.. 

선물꾸러미 같은 비슷한 걸 사가지고서 횡단보도를 목발 짚고 쩔뚝쩔뚝 걸으시다가 차에… 부딪혀서.. 그만…

저는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어요. 전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못 했어요. 돈도 못 벌고 뭐 하나 할 줄 모르는 우리 아빠,  정말 너무너무 싫어서 없었으면 하는 아빠인데 그런 아빠가 정말 없어진 거예요..

저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 눈을 한참 비벼대다가 식탁 위에 아빠 먹으라고 차려 놓은 포크랑 물컵 하고 싸늘하게 식어있는 통닭을 보았어요. 

아빠 먹으라고.. 맛있게 차려놨는데.. 아빠가 와서 맛있게 먹으라고.. 저렇게 차려놨는데.. 저렇게 준비해 뒀는데…

저는 눈물이 왈칵 나왔어요. 그 눈물은 몇 시간이고 멈추지 않았어요. 전화기 옆에 기대어 놓은 아빠 목발.. 그리고 책상 옆에 놓여 있는 아빠의 돋보기안경, 평소에는 그렇게도 싫고 던져버리고 싶은 게.. 모두 다.. 너무너무.. 그립게 느껴졌어요.

저는 아빠 목발을 붙잡고 도 한참을 울어댔어요. 아침이 되자마자 퉁퉁 부운 눈을 뜨고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한 번도 하지 않고 내팽개쳐둔 아빠가 선물한 머리끈과 머리핀을 묶고서 그리고.. 병원에 갔는데 아빠는 영안실에 있어서 볼 수가 없었어요.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더 자세히 더 가까이 가서 보아두는 거였는데.. 저는 굳게 닫힌 영안실 앞 의자 앞에 앉아서 또다시 한참을 울었어요.

아빠가 머리핀 꽂은 거 보면 우리 가은이 이쁘다고.. 우리 딸 이쁘다고 칭찬해 주셨을 텐데.. 이렇게 예쁜 딸 모습 보지도 못하시고 그냥 가시다니…

저는 집에 와서 엉엉 울면서 서랍에서 구멍 난 아빠 양말을 꺼내 하나도 안 빼놓고 다 꿰매 놨어요. 그리고 평소에 아빠가 해달라던 돋보기 안경알도 새로 갈아 끼워드리고 운동화 끈도 예쁘게 묶어드리고요.

교통사고로 불구가 되시고 엄마한테 버림받으시고 딸한테 구박받으시고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가신 우리 아빠..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되어서 바보같이…

아빠한테 효도 한번 못 해 드리고 매일 심술만 부리고 투덜거리만 하다가 결국 아빠한테 좋은 모습 하나 못 보이고 그렇게 아빠를 보내버린 이 못난 딸을 용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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