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원주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푹 눌러쓴 여성이 밤낮없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대원 앞으로 특별한 상자 하나를 놓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운영하는 시민은 ‘풀빵 천사’로 불리며 올해로 9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상자 속에는 1000원, 5000원, 1만 원 등 꼬깃꼬깃한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금액은 총 현금 570만 원이 담겨있습니다.
상자 겉면에는 ‘아저씨 고마워요’.’사장님 덕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어 감사합니다’. ‘안정을 지켜주셔서 감사해요’.’대한민국 소방 파이팅’ 등의 응원 문구가 빼곡히 적혀있는데 상자 겉면의 응원 문구는 노점을 찾은 손님들이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소방위 김철영 씨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지폐를 확인하고 다급하게 여성을 쫒았지만 ‘내년에 또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매년 원주소방서를 찾아와 돈 상자를 전달하고 갔습니다. 2015년 3월 풀빵 한 봉지와 259만 원이 든 상자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9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금액의 차이만 있을 뿐 전달 방식도 매년 똑같았죠. 그동안 이 여성이 기부한 돈은 총 2800여만 원입니다.
원주 소방서는 기부 초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부자에 대해 수소문했고, 원주에서 풀빵 노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원주 소방서는 기부자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해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고 대신 ‘풀빵 천사’라는 이름으로만 부리고 있습니다.
원주 소방서 측은 “추운 겨울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훈훈한 마음이 느껴졌다” 며 “기부자의 격려에 부응하기 위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기부금은 원주 소방시설 보급 및 소방인 사망자나 부상자 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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