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기국이는 지체장애인입니다. 연골무형성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그냥 키가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번은 동생이 놀이공원에 가서 자동차 운전을 하는 놀이기구가 타고 싶다고 했는데 키 때문에 칼 수 없다는 놀이공원 직원의 말에 동생과 나는 놀이공원에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괜히 데리고 와서 실망감만 안겨주었다는 미안함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괜찮다고 웃어넘기는 동생이지만 동생 마음에 남을 상처 걱정에 눈물이 쉬지 않고 흘렸습니다.
뭐… 놀이공원쯤이야 안 가면 되지하고 멀리하면 되지만… 매년 동생에게 상처가 되는 날이 있는데…. 바로 가을운동회날이 입니다.
특히 달리기를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친구들과의 격차… 한 번은 운동회 당일 아침에 가기 싫다고 하는데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동생이 초등학교 5학년 운동회 때는 담임선생님께서 혼자 남아서 달리고 있는 내 동생을 위해 같이 뛰어주셨는데… 그때 우리 가족은 울음바다가 된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동생의 마지막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같은 조 친구들 4명이 계속 뒤를 보면서 달리더니 심지어 결승선 앞에서 뒤에 있는 동생에게 모두 달려와 손을 잡고 일렬로 다 같이 결승선을 넘었습니다. 누구 하나 꼴찌가 되지 않고 모두가 일등인 달리기 경기가 된 것이었죠.
매번 꼴찌를 하고 실망하는 동생을 위해 친구들이 담임선생님께 양해룰 구하고 동생 몰래 준비한 선물이었다고 하더군요.
내 동생, 우리 가족, 선생님, 학무보 모두가 놀랐고 우리 가족 모두 엉엉 울었습니다. 친구들의 마음이 너무 이쁘고 고마워서….
우는 제 동생에게 친구들은 해맑게 모두의 손등에 찍힌 1등 도장을 보이면서 “우리 다 1등이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이쁘고 멋진 친구들과 크게 응원하며 외쳐준 동생들까지…
내 동생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줘서 고마워 애들아… 정말 착하고 소중한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제일초등학교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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