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나이 아흔을 넘었으니 살아봐야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그저 남은 거 다 베풀고 가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나중에 내 관 속에는 성경책 하나 함께 묻어 주면 됩니다.”
원로배우이자 두 차레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균(95·사진)씨가 인생 말미에 띄우는 편지입니다.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끈 그는 “앞으로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연예계 최고의 자산가로 원로배우 신영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무려 500억원 상당 재산을 쾌척해 화제가 되었죠.
신영균 씨 측은 자신의 소유인 서울 명보극장과 국내 최대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 영화박물관을 영화계와 문화예술계의 공유재산으로 기증했습니다.
모교인 서울대에도 시가 100억원 상당의 대지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배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60~70년대에 많게는 1년에 30편씩 영화를 찍어 가며 모아 온 재산이죠.
한국 영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부 활동에 대해 신영균은 “1960~70년대에는 내 영화를 맘껏 틀 극장이 너무나 갖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욕심이 없다. 그저 마지막으로 내가 가지고 갈 것은 40~50년 손때 묻은 이 성경책 하나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영균의 기부는 영화계에 뜻깊은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의 기증 재산을 토대로 2011년에는 신영균영화예술재단이 출범했는데 이 재단은 수익금으로 영화인 자녀 장학금을 지급하고, 단편영화 제작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을 통해 연극·영화계 인사들의 공로나 선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신영균의 500억 기부 사실에 네티즌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멋쟁이라는 말 뿐이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이런 분이 있어서 정말 든든하다”, “500억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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