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배곯고 있으면 나는 안 먹더라도 주고 그랬어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내가 배고파 봤으니까. 내가 그 고통을 아니까.”
서울 마포구에 자리 잡고 20년 넘도록 살아온 79세 변문희 할머니가 전재산을 마포구청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변 할머니가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은 거주하고 계시는 주택과 금융자산을 포함한 전재산이다. 액수로 환산하면 약 4억 2천만원이다.
지난 15일 마포구와 마포복지재단은 이날 오후 유산 기부식 행사를 열고 변씨에게 감사를 표했다.
어르신은 과거에 늘 배고팠고 원하는 만큼 공부하지 못했던 한이 컸고, 그런 젊은이가, 이웃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의 뜻을 밝혔다.
어떻게 기부해야 하는지 알아볼 엄두가 안 나 생각만 생각만 하던 지난해 가을 어느 날 평소 의지하던 방문 사회복지사에게 ‘더 늦기 전에 기부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변씨의 뜻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복지사가 기부 절차를 알아봐 줬고 그렇게 유산 기탁이 이뤄졌다.
“지금처럼 친구들 배고프다고 하면 밥 사주고 먹는 반찬 나눠주고,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대로 살다 가고 싶어요.” 변씨가 말했다.
어르신은 이전에도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지갑과 냉장고를 자주 열었다. 어렸을 때 굶은 경험 때문에 다른 이들의 고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마포구에 따르면 변 할머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사후(死後)에 모든 재산을 마포구 ‘주민참여 효도밥상’ 사업과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유증하겠다는 공증을 썼다.
어르신이 기부한 돈은 마포구가 진행하는 ‘효도밥상 사업’에 쓰이는데, 이 사업은 마포구 거주 75세 이상 독거 어르신의 식사를 제공해 주는 주민 참여 사업이다.
매주 6일, 따뜻한 점심이 독거 어르신들에게 제공된다. 주민의 후원으로 사업비 일부가 충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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