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골목에서 약국 주인 아주머니는 7살로 보이는 까까머리 소년의 머리는 쥐어박으며 호되게 야단치고 있습니다.
“이리 나와! 이 도둑놈아! 도대체 뭘 훔친거야?!”
약국 주인은 소년의 머리를 쥐어박고 고개를 푹 순인 소년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말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약을 가져다 드리려고요…”
바로 그 순간 근처 허름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아저씨가 말을 끼어듭니다.
“잠깐만요!
얘야, 어머니가 어디 아프시니?”
소년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소년의 사정을 눈치챈 식당 주인은 아무 말없이 약국 주인에게 약값을 대신 치렀고 소년과 비슷한 또래인 딸에게 식당에서 야채수프를 가져오라고 시켰습니다.
잠시 아저씨가 눈을 맞춘 소년은 부끄러움에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약과 수프가 담긴 비닐봉지를 받아 들고 집을 향해 골목길로 도망치듯 뛰어갔습니다.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 주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응급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식당 주인아저씨와 그 곁을 지키는 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병원은 딸에게 아버지의 병원비 2,700만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청구했습니다. 병원비 마련에 전전긍긍하던 딸은 결국 가게를 급매물로 내놓게 되었죠.
다시 힘없이 병원으로 돌아온 딸은 아버지 침상 곁을 지키다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병상 위에 놓여있는 병원비 청구서에는 금액이 ‘0’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구서 뒤에는 조그마한 메모지 한 장이 붙어있었습니다.
“당신 아버지의 병원비는 이미 30년 전에 지불됐습니다.
세 통의 진통제와 맛있는 야채수프와 함께…”
그 순간 딸의 뇌를 스치는 장면 하나, 30년 전 약을 훔치다 붙잡혀 어려움에 처했던 한 소년이 어엿한 의사로 성장해 바로 아버지의 주치의를 맡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의사는 정성스레 30년 전 자신을 돌봐주었던 식당 주인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습니다.
이 사연은 가슴 따뜻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큰 베풂이 아닐지라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작은 관용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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