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머니 병원비때문에 도둑질하다 걸린 청년” 집주인 할아버지의 뜻밖에 ‘한마디’에 청년은 그만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제가 사는 곳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재빠른 동작으로 도둑은 절 두꺼운 끈으로 묶어놓았죠. 제가 사는 곳에 도둑이 들 거라는 생각은 정말 못했는데…

그런데 그 순간에도 전남 밤 딸네 집에 간 아내에게 자고 오라고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그 도둑은 절 보며 말했습니다. 

“가진 돈.. 돈 있는 대로 다 내놔!
안 그러면 죽여버리겠어!”

20대로 보이는 도둑은 저에게 칼날을 들이밀었습니다. 순간 소름이 돌았습니다. 제 나이가 환갑을 넘었으니 죽음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긴 했지만 이런 죽음은 꿈꿔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도둑에게 물어봤습니다.

“내가 돈을 주면 날 죽이지 않을 건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저도 모르게 되물었습니다. 순간 도둑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연하지… 대신 있는 돈 다 내놔야 해!
거짓말하면 죽을 줄 알아!”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스크 위로 보이는 도둑의 눈이 왜 그리 선량해 보였는지, 전 어디서 이렇게 말하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 그가 도둑질할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았어요.

“젊은이 언제부터 이랬나?”

“늙은이가 말이 많아!!
이상한 소리 말고 돈이나 꺼내!”

도둑은 칼을 제 얼굴에 거의 닿을 정도로 들이댔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칼 뒤로 그이 손이 심하게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게 보였죠.

“이봐.. 젊은이.. 나는 죽음이 안 두렵네
자식들도 다 키워 놨고 내 손주도 
자네 나이쯤 됐을 거야..”

“이 늙은이가 말이 많아!!
잔말 말고 빨리 돈 내놔!”

도둑의 목소리는 격양되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트릴 것 같았습니다. 

“돈 줄게.. 자네가 원하는 것을 다 줄 테니..
우리 타협하세.. 도둑질이 아니라 
내가 빌려주는 것이면 어떻겠나?”

도둑은 적잖이 제 말에 놀란 눈치였습니다. 

“내가 잔머리 굴리는 것으로 보이나?
환갑이 넘은 내가 젊은 자네만큼 똑똑하겠나..
도둑질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면
자네 인생의 오점을 남기면 안 되지 않겠나..
나는 살만큼 살았으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네…
하지만 자네는 너무 아까워..
내가 양보할 테니 빌려주는 것으로 하세”

그 순간 도둑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이윽고 눈에 눈물이 고여 눈가가 촉촉해졌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간이 부었나 봅니다.

칼을 쥔 그의 손을 덥석 잡아주었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가… 가여워 보였거든요…

“에이씨.. 못 해 먹겠네!!”

도둑은 마스크를 획 벗더니 도둑은  묶여있는 저의 몸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러곤 제 앞에 털썩 주저앉아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

“도둑체면이 말이 아니구먼…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도둑질을 하려고 그랬어…?
무슨 사연이 있는 거야.. 그렇지?”

“제 어머니가 혈액 투석 중인데 
병원비가 너무 밀려있어서요…
돈이 너무 쪼들린 나머지…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장롱문을 열어 깊은 곳에서 금반지와 목걸이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손주 등록금에 보태주려고 찾아두었던 돈을 그의 무릎 앞에 내밀었습니다.

“할아버지….”

“내가 약속하지 않았나…
빌려주겠다고.”

“아니요.. 됐습니다.
그냥 가겠습니다”

저는 나가려는 그의 손을 붙잡았습니다.

“그냥 나가면 도둑이 되는 걸세..
나는 이 돈을 뺏앗긴 게 아니라
청년에게 빌려 준 걸세
나중에 정말 살만해졌을 때
갚으면 되는 거고…”

그는 다시 어린애처럼 펑펑 울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반드시 이 빚을 갚겠습니다.”

“그래 그거면 된 거야…”

어떤 분들은 제가 한 행동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로 인해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졌다면 전 그거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앞날에 행복함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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