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안다니는 교회를 제가 왜 나가요?!” 결혼하자마자 교회 다니라고 강요하는 시어머니에게 미친척하고 했던 ‘행동’에 시어머니는 경악하며 다신 나오지 말라합니다

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5년차 된 3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결혼 초반 종교 문제로 참 힘들었던 경험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희 시댁은 시어머님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시고 남편과 아버님은 어머님 따라 적당히 교회를 다니는 날라리 신도입니다.

그리고 저는 무교예요. 결혼 전에는 종교 문제가 이렇게나 저를 괴롭힐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결혼식 문제로 약간의 기싸움이 있었습니다.

” 아시다시피 결혼식은 꼭 기독교식 예배로 했으면 하네요. 주례는 저희 교회 목사님이 맡아주실 거예요. 어차피 결혼하면 새아가 너도 다녀야 되는 교회니까. 결혼식 날 겸사겸사 인사드리면, 좋지 괜찮겠니?”

저희 집 식구들 누구도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약간 떨떠름해 하셨죠. 아무래도 기독교를 믿지 않는데 억지로 결혼식 예배로 진행하는건 아닌 것 같아서 예비 신랑을 설득해 보려 했어요.

” 우리 집에는 교회 다니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꼭 그렇게 해야 될까? 결혼식 중간에 찬송가도 불러야 된다며 난 별론 데…”

” 자기 말도 이해하는데, 우리 엄마 이 문제로는 타협 절대 안 해. 좀 따라주라…”

고민 끝에 비록 제가 원하던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한발 양보해서 기도하고, 찬송가 부르는 예배 결혼식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결혼식이 끝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교회 다니라는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얘, 이번 주 일요일 10시에 교회 예배 있다. 늦지 않게 오너라”

” 어머님 교회 다니는 건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요…”

” 목사님이 주례까지 봐주셨는데 인사는 드려야 될 거 아니니. 잔말 말고 와”

저는 어머님 호통에 어쩔 수 없이 난생 처음으로 교회를 가보게 됐습니다. 목사님께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드려 예배도 참석했어요.

그렇게 지루하게 앉아서 두 번 다시 교회에 올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 자 오늘은 박복자 권사님의 며느리이신 김영희 님이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우리 교회로 발걸음을 하셨습니다. 모두 박수”

그 말과 동시에 제 얼굴이 대형 스크린에 대문짝만하게 박제되는 바람에 공식적인 신자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 박 권사님 며느님이시구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

교회에는 이상할 정도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온 어머님 또래 신도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어머님도 맨날 이런 걸 보셨으니 부러워서 저에게 그렇게 교회 타령을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다들 이렇게 환영해 주니 얼마나 좋니? 오늘부터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거다? “

저는 자리에서 간다 안 간다 대꾸하기도 뭐해서 가만히 있었어요. 그렇게 간단히 예배만 보고 이제 집에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교회에서 다 같이 점심까지 먹자고 하시더라구요.

알고 보니 교회에서는 돌아가면서 당번을 정해 국수나 카레 같은 간단한 음식들을 만들어 점심으로 다 같이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당번이 아니더라도 한참 어른들이 일하시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으니 결국 다 같이 일하는 분위기였어요.

교회 점심시간은 누구네 집 아들 손자 며느리가 제일 싹싹한지 서로 뽐내는 각축장 같ㅌ았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교회 가서 예배 보고 점심 먹고 집에 돌아오니 하루가 거의 지나가 있었어요.

” 그래, 교회 나가보니까, 어떻든?”

”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니가 성경을 잘 몰라서 그래 성경을 알면 신앙생활이 아주 재밌어진다. 예비 끝나고 성경 공모 모임이 있으니까. 거기 들어가서 공부하면 되겠다. “

” 어머님 그런 것까지 할 시간 없어요. “

어머님은 제가 교회에 다니는 것이 너무 기쁘셨는지 틈만 나면 카톡과 전화로 제 신앙생활을 독려하셨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일주일에 하루만 나가면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수요 예배, 금요 예배, 철야 예배 등등 5만 가지 예배가 있었습니다. 임신 준비로 휴직 중이라 집에만 있던 저는 어머님의 교회 동무로 안성맞춤이었죠.

이 핑계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는 것도 한두 번, 어쩔 수 없이 저는 한 달에 두세 번씩은 주일 외에도 교회를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딱 하루만 희생하면 만사가 평온할 거라 생각했던 건 저의 착각이었죠. 그러다 제가 일이 생겨서 2주 연속으로 교회에 빠지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세상 무너진 것처럼 호들갑을 떠시는 거였습니다.

” 얘! 너가 이렇게 불성실하게 신앙생활 하면 교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니?”

” 어머님 솔직히 교회 다니는 것도 어머님 때문에 억지로 다니는 건데요. 앞으로도 일 있으면 가끔씩 빠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 너가 나랑 교회를 나가기로 한 순간부터 네가 내 얼굴이 되는 건데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 될 거 아니야! “

저는 정말 화가 났어요. 왜냐면, 남편이 일 있다고 교회에 빠지는 걸로는 별 말씀이 없으셨거든요. 그래서 남편에게 불만을 토로했어요.

” 당신이 어머님 좀 말려봐! 내가 언제까지 어머님 비위 맞추면서 교회 나가야 되냐구! “

남편은 제사 없는 게 어디냐며 정도는 감수하라는 듯이 나물라라 했고 교회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어머님께 직접 교회에 안 다니겠다고 말씀드리고 했지만, 한바탕 난리를 겪을 것이 두려워 말을 꺼내기가 겁이 났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평소 체면과 남의 시선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머님을 교회에서 아주 곤란하게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이를 갈고 주말에 교회를 갔습니다. 헌금 시간이었어요. 찬송가가 시작되면 바구니를 돌려서 헌금을 해야 하는데요. 대부분 지폐를 봉투에 넣어서 헌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 얘, 너 현금 준비 안 했니?”

” 했어요. 1000원 “

저는 이번 주도 다음 주도 동전으로 헌금을 냈습니다. 경쾌한 짤랑 소리와 함께 어머님 얼굴도 붉어지셨죠 그런데 두 번 그렇게 동전으로 헌금을 내고 나니 시어머님이 아예 봉투를 준비해서 헌금 전에 쥐어주셨어요.

” 그걸로 내라, 칠칠 맞게 동전이 뭐니?!”

이 방법도 오래 쓰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또 생각해 낼 수밖에 없었죠. 교회에는 보통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만 하는 특별 감사 헌금이 있었는데요.

대부분 수십 수백만 원의 큰 액수를 내는 분들만 주보에 이름을 올리고 헌금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기쁜 소식을 알려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시어머님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5,000원 감사 헌금을 냈습니다. 주보에 올라간 어머니 이름을 보시곤 어쩔줄 몰라하셨죠.

” 얘, 너가 이랬니?”

그러던 중 지나가는 신도 한 분이 말을 거셨습니다.

” 어머 박 권사님 생신이신가 봐요. 축하드려요~! “

” 제가 어머님 생신 축하해 드리려고 깜짝 선물한 거예요. “

” 얘! 5,000원이 뭐니! 5,000원이 ! 아니 내지를 말던가 뭐 하는 짓이야?! 남사스럽게! “

” 어머님. 액수가 중요한가요? 마음이 중요하죠”

” 아니.. 저…저게 진짜….으휴! “

그리고 예배가 끝난 후 교회 점심을 먹을 때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평소와 달리 돕는 시율도 하지 않은 채 코를 박고 잔칫국수를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할아버지 신도에게

” 국수 좀 더 파다 주실래요? 할아버지, 저 국수 좀 퍼달라구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에 모두가 경멸히 쳐다보았고 기겁을 하시던 시어머니가 제가 바로 달려오시더니 그릇을 뺏으셨습니다.

” 할아버지, 이리 주세요. 죄송해요.. 오늘 따라 얘가 이상하네.. 하하…”

그리고 저는 시어머니 손에 이끌려 택시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따가운 눈초리를 쳐를 쏘아보며 말씀하셨어요.

” 얘 ! 너 오늘 태도가 그게 뭐니? 망신스럽게 행동거지 좀 똑바로 해! 너 오늘 아주 마음에 안 들었어!”

집으로 돌아와서 제가 했던 행동들이 어찌나 민망스럽던지 얼굴이 화끈거려 잠을 설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한 번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 했죠. 또 다시 주일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날 특별 헌금을 내기로 했습니다. 다들 수 백만원에서 수십 만원을 내며 특별헌금을 냈었는데 저는 ‘어머님의 무릎 통증이 빨리 가시길 바라며 ‘라고 적고 5,000원을 냈습니다.

어머님은 제가 또 다시 낸 특별 헌금 때문에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하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눈길도 안 주시고 잔뜩 화가 나신 상태로 예배를 보셨어요. 예배가 끝난 후 저는 어머니께

” 어머님! 오늘은 짜장밥 나온대요.”

” 넌 무슨 밥이야? 집으로 곧장가. 너 내가 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너나 놀리니? 일부러 나 망신 주는 거야?”

” 어머님 전 그냥 어머님을 위해서 그런 건데요. “

” 시끄러! 그딴식으로 할거면 앞으로 교회 나오지마! “

저는 그렇게 거의 1년 만에 시어머님의 교회 압박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어머님은 말 많은 교회 안에서 두고두고 망신살이 뻗쳤다며 지금까지 저를 원망하고 계시죠.

대신 교회 가자는 말도 일체 꺼내지 않으십니다. 아들 며느리랑 사이좋게 교회 다니는 게 꿈인 어머님이 가끔씩 안쓰러워서 다시 교회를 같이 다녀드릴까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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