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방영했던 휴먼다큐사랑의 ‘너는 내 운명’ 기억하시나요? 정창원(37), 故 서영란(28) 부부의 이야기를 남은 휴먼 다큐인데요.
여대생과 노총각으로 만나 간암 말기의 아내와 남편이 되기까지 그들의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가 방송된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었죠.
그렇게 다큐가 끝났음에도 시청소감과 홀로 남은 정창원 씨에 대한 문의는 끊이지가 않았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난 창원 씨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방영되며 근황을 알렸습니다.
정창원 씨 근황
그 당시,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감명 깊어서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에 남는 ‘너는 내 운명’ 편, 오랜만에 휴먼다큐사랑 PD를 만난 정창원 씨는 활짝 웃는 얼굴로 반깁니다.
창원 씨의 근황은 여기저기 발길이 닿는 대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경기도 가평에 한 펜션에서 청소나 수리, 방 정리 등등의 일들을 하며 지낸다고 하는데요.
그 당시 10년이 지났다는 PD의 말에 발길이 닿는 대로 다니며 머리가 하얘지니 시간이 가서 그런가 보다… 한다는 창원 씨의 말이 뭉클하게 느껴집니다.
창원 씨의 얼굴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아직까지도 많다고 하는데요. “… 맞죠?”라고 물어보시면 집사람도 기억하고 계시는 거라서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PD는 “그때 창원씨한테 있던 영란 씨와 지금 영란 씨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라고 묻자 창원 씨는 “같아요. 예쁘고… 예쁘고… 예쁘고…” 라며 예쁘다는 말을 3번 반복하며 그리움은 점점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창원 씨는 따로 거처를 두지 않고 펜션의 빈 방에서 기거하며 살아오는데요. 그는 매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가수 이승환씨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라는 노래를 들으며 늘 그렇듯 영란 씨를 생각합니다.
PD는 “10년이 지났는데 영란씨 말고 다른 사랑을 생각해 본 적 없어요?”라는 질문에 창원 씨는
“선녀가, 선녀의 옷깃이 바위에 스치는 일이 한번 일어났던 걸로 아주 감사해요” , “그리고 그런 일이 한 사람에게 또 일어나겠습니까.. 안 일어나요. 예 한 번이면 족해요”
그리고 이어 PD는 “영란 씨를 다시 만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라며 질문을 하자 그는 허공을 바라보며
“그냥 둘이서 손잡고 하염없이 걸어 다닐 것 같아요. 느리 적… 느리 적.. 그냥 어깨 빌려주고… 따뜻하게 손 잡아주고.. 사랑한다고…”
예전에 비해 표정은 한결 편안해지셨지만 눈빛은 그대로 인 것 같은데요. 이 정도로 절절하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국립 암센터에 3천만 원 기부
정창원 씨는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뜻깊은 기증식에서 아내 ‘서영란’의 이름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이곳 국립암센터는 故 서영란이 2년간 투병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장소이기에 더욱 인연이 깊은 곳인데요.
그는 휴먼다큐사랑의 ‘너는 내 운명’ 출연료 전액과 MBC가 마련한 특별기금은 모은 3천만 원 전액을 기부했습니다.
그는 “영란이가 살아 있어도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이 기금이 고통을 겪는 소아암 환자와 암과 투병 중인 젊은 환우들에게 쓰이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의사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고 집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겠습니다”라는 말과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이날 기증식은 소아암 환우들을 돕고 싶어 했다는 아내 서영란 씨의 생전 바람을 따른 것으로 기부금은 국립 암센터의 소아암 환자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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