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이선균을 협박해 거액의 돈을 챙긴 혐의로 입건된 여성은 유흥업소 여실장 김모 씨(29)와 친하게 지낸 이웃으로, 여실장 윗집에 사는 20대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갈 등 혐의를 받는 A(28·여)씨는 2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모자를 써 얼굴 노출을 최대한 피했고 두 손에는 아기를 안은 모습이었다.

A씨는 김씨의 윗집에 살면서 친분을 쌓아왔고, 이선균과 김씨의 관계부터 마약 투약 사실까지 모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김씨에게 익명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배우 이선균과 내연관계인 걸 알고 있다”며 “마약 투약한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김씨와 이선균을 협박해 3억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씨 협박한 사실을 인정하느냐. 이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왜 도주했나. 이씨에게 할 말 없느냐”는 잇단 물음에도 침묵했다.
A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배우 이씨를 협박해 5천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천만원을 뜯겼다”며 유흥업소 실장 B(29·여)씨와 B씨의 윗집 지인인 A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B씨는 “나와 이씨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도 협박당했다”며 “A씨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인에게 부탁해 급히 현금을 마련한 뒤 B씨에게 3억원을, A씨에게 5천만원을 각각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김씨와 A씨가 공모해 이선균을 협박하고 돈을 갈취한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구인영장 발부 기간인 29일까지 법원 출석시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아 촬영은 마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을 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 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을 받아 공개된 작품이다,
다른 차기작 ‘행복의 나라’는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인물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 이야기로,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 영화는 주연인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에 휘말리면서 이미 개봉이 미뤄졌다. 당시 ‘탈출’의 배급사 CJ ENM과 ‘행복의 나라’의 배급사 NEW 양측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향후 두 영화의 개봉 여부 및 시기도 일단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